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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포비아(Eggphobia) : 계란공포증

나는 어릴 때 닭과 계란을 무척 좋아했다.
당시 시골에는 점방(가게)도 흔하지 않았고
사탕 종류 몇 가지 외에는 종류도 흔하지 않았고
사먹을 수 있는 현금도 흔하지 않았던 시절이다.

닭과 계란은 친구였고 동시에 좋은 영양식이었다
넓은 마당에는 암탉과 병아리와 수탉(장 닭)이 많았고
닭은 가족들에게 가장 쉬운 영양 주공급원이었고
계란은 도시락 위의 화채 꽃이었고 평소 간식이었다.

꼿꼿이 벼슬을 들고 암탉을 거느리고 다니던 장 닭이
보무(步武)도 당당하게 4점의 발자국을 힘 있게 남겼으나
대 심방 때는 마당을 쫓겨 다니다 잡혀 옷을 벗었고
가족이 아프거나 더위에 지칠 때도 밥상의 보양메뉴였다.

암탉은 ‘골골’ 소리를 내다가 푸드득 둥지에 올라가서
평안하게 두 눈을 잠시 감는가 했더니 이내 알을 낳고
일어서며 유세를 하고 ‘꼬꼬댁 꼬꼬’ 요란스럽게 알려주면
둥지 아래 수탉도 날개를 푸드득 거리며 울음으로 맞장구친다.

계란은 보리쌀 방석의 작은 소반에 옮겨져 모셔지고
도시락 위의 꽃이나, 지짐이의 예쁜 겉옷을 입히는 화채로 쓰였고
목이 쉴 때는 날계란을 양쪽으로 구멍 내어 마시고는 계란 안에
쌀을 넣고 부엌 재구덩이에 넣어두면 계란 꼬드밥 별식이 되었다.

강산이 6번이나 변했는데도 역시 계란과 닭은 친구이고 별식으로
작은 위(胃)가 포만해도, 계란과 닭을 채울 또 다른 위가 있는데
살충제가 검색된 계란공포증(에그포비아)에 이름 모를 성분 소식에
왠지 계란에게 미안하고 한 뼘 닭 장속의 닭들에게 미안하다.

어디 계란만 그러할까... 곡류며 야채며 과일까지...
독성의 약을 치지 않으면 병충해로 다량 공급이 힘들다고 하니
무엇이든지 골고루 먹고, 때에 따라 적당하게 운동하고
건강을 하나님께 맡기고, 감사하며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