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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에세이] 내 마음 색동옷 입혀’ | 2016-09-20 09:4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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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조회 : 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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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색동옷 입혀’
김 정 태
어릴 때 내가 살았던 곳은 면소재지(面所在地)
시장도 있고 파출소도 있고 면도 있었는데,
산 중턱 교회와 4층 종각은 동네의 명물이었다.
5일마다 열리는 시골 장터는
온갖 곡식, 채소와 포목과 어물의 전시장이었고,
약장사의 마술과 차력은 아이들의 또 다른 세상이었다.
명절을 앞둔 시골 5일 시장은
그 어느 때 보다 분잡하고 야단스러웠고
아이 손님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흥분된 아이들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신발가게, 옷가게를 기웃거리는데
웃는 아이, 떼를 쓰는 아이, 우는 아이... 천태만상이다.
명절이 아니면 새 옷과 새 신발은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운 시절에
아이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떼를 쓰는 것이다.
새 신발과 새 옷을 사와서는
방안에서 하루에 몇 번씩, 입어보고 신어보고
명절 하루 전날에는 마루까지 입어보고 신어보고
드디어 명절에는 눈곱도 떼지 않고
새 옷과 새 신발을 신고 마당을 지나서 괜스레
이웃집 대문 앞에서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000야, 000야 같이 놀자
놀자고 친구를 불러 놓고,
새 옷과 새 신발을 왜 내려 다 보는지...
그 친구들은 지금쯤 얼마나 변했을까
조용히 ‘내 고향 남쪽 바다, 가고파’를 부르며
내 마음 색동옷 입혀 눈물 없던 시절을 회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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