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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성도들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스라엘”이라는 말을 수만 번도 넘게 들었을 것이다. 성도라면 누구든지 이스라엘 성지를 가보고 싶어 한다. 그 곳은 예수님이 직접 다니시면서 복음을 전하신 현장이요. 은혜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 평생 성경을 가지고 설교를 하는 목사는 더 더욱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 이스라엘이다.

나는 36세인 1987년에 52년의 역사가 있는 교회에 담임목사로 부름을 받았는데, 그 교회는 이단에 힘을 잃었고, 매년 약해져 가는 상황에 있었으며, 평균연령 50세가 넘은 교인 56명이 남아 있었다. 가장 젊은 교인은 동갑인 교인 1명과, 청년 몇 명을 제외하면 모두 부모의 연배가 되는 성도들이었다.

교회를 젊게 만들기 위해 성경공부 그룹을 만들었는데, 대부분 새신자들이었다. 어느 날 성지(聖地)에 관한 질문이 나왔는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저녁에 전화가 한 통화 왔다. 질문을 한 그 분인데, 당황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본인이 성지순례를 보내어 주겠노라고 했다. 그 분은 과거 000대통령의 경호원을 했던 분으로, 사고로 왼쪽 팔과 다리가 없는 분인데, 은혜를 받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던 때였다.

그 당시는 해외여행이 많지 않았고,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기 때문에, 언제 또 다시 성지순례를 갈 수 있겠느냐는 마음에, 도서관에 가서 성지공부를 하고 성지 그림을 복사하여 거의 가이드 수준으로 미리 공부를 했다. 그리고 성지에 가면 관광의 차원이 아니라, 공부를 한 것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가게 된 것이다.

1989년 10월 24일 드디어 비행기를 탔다. 신혼여행도 못 갔기 때문에, 난생 처음 해외여행을 가는 날이며, 특히 성지순례를 가는 날이었다. 얼마나 성지공부를 했는지 머릿속에는 이스라엘로 가득 그려져 있었다. 이때 성지공부를 하고, 답사를 한 것이 2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말씀을 준비할 때마다 되살아나곤 했다. 목회를 하면서 순간순간 성지순례를 보내주신 김00 집사님께 감사한다.

이번에 26년 만에 다시 성지 이스라엘로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교회에서 우리부부를 함께 보내주었다. 해외를 수 없이 다녀도 가슴이 설레는 것이 없었는데, 또 다시 가슴이 설렌다. 평소 같으면 목요일에 벌써 주일 설교 준비가 끝이 나야 하는데, 성지공부를 하느라고 토요일 저녁에야 설교를 마무리 지었다. 그래도 즐거운 것은 예수님께서 걸으시면서 복음을 전하셨던 현장을 또 가까이 간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성동교회 부임한지 벌써 15년째이다. 나는 정말 행복한 목회자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목사가 되었고, 좋은 교회와 좋은 성도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것이 더 없는 축복이다. 온 교회에 감사를 드리며, 성지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면 더 신나게 목회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