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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 - “교육기관 여름행사”

이번주간부터 교육기관 여름행사를 시작한다. 여름행사는 성경학교와 수련회이다. 교사들은 참 힘들고 비지땀을 흘리는 계절이고, 학생들은 은혜 받고 추억이 오랫동안 남는 행사다.

나는 1978년 7월에 성동교회 교육전도사로 부임을 했다. 전임 전도사가 성경학교를 계획하고 준비하던 중 교회를 사임했고, 나는 부임하자마자 성경학교부터 준비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당시 우리 동네에는 아이들이 참 많았다. 교회 뒤 기차 철둑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나는 아예 집에서 나올 때 속옷을 1-2벌 더 들고 교회로 왔다. 기도회를 하고 북을 치고 교사들과 믿음 좋은 몇몇 주일학교 학생들과 함께 나가면서 메가폰으로 성경학교가 개최됨을 알렸다. 그리고 전도지(속칭 가리방의 인쇄물)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성경학교를 마치고 쭈쭈바(당시 얼음과자)를 준다고 하며 동네를 한 바퀴 돌면, 아이들이 꼬리 연 꽁지처럼 쭉 따라 다녔고, 한 바퀴 더 돌면 꽁지는 더 길어졌다.

북을 치며 돌다가 동네 중간에 서서 합판을 뚫어 만든 텔레비전 모니터에 얼굴을 내 밀면서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당시 유행한 노래) 라고 노래를 하면 동네 아주머니들도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곤 했다.

예배 시간에 맞추어 노방전도 팀은 북소리와 함께 1층 예배실로 들어온다. 빽빽이 앉은 자리는 용신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고, 땀 냄새가 온 교회 안을 진동했다. 피곤한 아이들은 아예 친구들 틈에 끼여서 입을 벌리고 자는 아이들도 많았다. 이 아이들이 무슨 믿음이 있었겠나?... 그래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은 끝난 이후에 한 개씩 주는 쭈쭈바의 마력이었다.

그런 친구들이 지금은 자라서 어른이 되었고 우리교회의 중심 기둥들이 되어서 교회를 섬기고 있다. 지금 교육기관의 아이들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태고 때의 이야기가 되었고,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믿으려 하지 않는 박물관의 옛 이야기가 되었다. 문명의 발전도 좋고, 선진도 좋지만... 그 시절을 생각하면 땀을 흘려도 보람이 있었고 가르치며 목이 쉬어 꽥꽥했으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은혜의 시절이었다.

교육기관 여름행사가 이번 주 금요일에 유치부를 필두로 시작된다. 이제는 북소리도 사라졌고 작은 선물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집에 가서 냉장고를 열면 더 시원한 것이 있고 TV를 틀면 더 재미나고 신나는 프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제는 말씀으로 승부를 하는 시대가 되었고 가슴으로... 예수님의 사랑으로 품으면서 가르쳐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교육부의 교사들도 열심히 기도하고 준비해야 하겠고, 힘든 교육을 맡아 수고하는 교사들을 위하여 배후에 뜨거운 기도만이 성경학교와 수련회를 뜨겁게 달구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그리면 우리교육기관은 21C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글로벌리더가 배출되는 산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