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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선생님’

나에게 기억나는 선생님이 계신다.
그 분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시다.

부임하신 날의 단아한 모습은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어디에 계시며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그 여자 선생님이
3-2반 우리 담임선생님이 되셨다.
나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청색을 자주 입으셨고 머리칼은 뒤로 묶었으며
출석부를 끼고 엷게 웃음 띤 채 교실에 오실 때
교실은 환해졌고 마치 천사가 온 것 같았다.

어느 날 선생님이 가정방문 오셔서
시골셋집이 무섭다며 어머니께 푸념하면서
저녁에 나와 같이 자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선생님의 자취방은 세간이 별로 없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곤 했다.
지금 생각하니 당시 20대 중반 인듯했다.

어느 날부터 아이들이 놀려댔다.
정태는 ‘뺑기’라고...
나는 너무 속이 상해서 울기도 했다.

선생님은 이제 무섭지 않으니
혼자서 잠을 잘 수가 있다고 했고
나는 섭섭했지만 집에 가서 자게 되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1년 후에
선생님은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셨고
몇 년 후에는 사장님의 사모님이 되셨다.

어린 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며
마음을 창공에 띄우고 되뇌어 본다.
기억나는 김청O 선생님.

* ‘뺑기’는 당시 아이들이 쓰던 은어로 선생님에게 특히 사랑받는 아이를 놀릴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