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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 - 花(화) 내는 봄

김 정 태

지난겨울은 고추 같이 매서운 날씨였다.
삼한사온도 잊은 듯 일시에 삼켜버렸고
엿가락같이 손가락을 곧게 만들기도 했다.

한국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매년 데워지는 겨울 수은주에 한숨 쉬었는데
역대 가장 추운 동계올림픽을 치러냈단다.

하나님은 동장군 기세를 하루에 꺾으시고
칼같이 살을 에는 날씨가 있었느냐는 듯
변덕심한 인간들에게 매일 花(화)를 내신다.

산천의 배경을 연초록으로 덧칠하시면서

봄의 전령인 연분홍의 하얀 매화
부채 손을 모아놓은 노란 산수유
고운 자태 키다리의 하얀 목련
고개 숙인 노란 저고리의 개나리

함박웃음의 연분홍 벚꽃
작은 키에 연붉은 진달래
근육질 팔뚝의 진분홍 철쭉
짙은 립스틱의 동백꽃

갑자기
발밑의 아우성
우리도 화(花)를 내며 참가했노라고...

할미 꽃
양지 꽃
제비 꽃
금낭화
복수초
매 발톱 꽃
족도리 꽃

봄에는 하나님이 매일 다른 색깔의 화(花)를 내신다.